플랜트 전기설계 하는 일

오늘은 플랜트 전기설계에서 하는 일에 대해 소개 해 보려고 합니다. 제가 10년 가까이 플랜트 전기설계 업무를 하고 있지만 할 때마다 항상 어렵고 공부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이 글이 전기설계를 시작하는 사람들, 혹은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플랜트 종류 이해하기

앞서 작성했던 글 ‘플랜트 전기설계 현실‘에서 언급 했듯이, 플랜트는 크게 화공 플랜트와 산업(환경) 플랜트로 나뉩니다. 한창 중동의 오일 머니를 벌어오던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화공 플랜트의 규모와 매출이 굉장히 컸지만, 2013년부터는 하락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화공 플랜트가 주춤할 때 반도체, 2차 전지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산업 플랜트가 큰 규모로 성장하게 됩니다.

전기 엔지니어는 화공 플랜트에 종사하든, 산업 플랜트에 종사하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전기 엔지니어의 목표는 단 하나, 전기를 필요로 하는 부하(설비)에 안정적으로 또 안전하게 전원을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기를 필요로 하는 부하의 종류는 화공 플랜트와 산업 플랜트가 서로 다르겠지만, 안정적으로 안전하게 전원을 공급해야 한다는 목적은 동일하기 때문에 업무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제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기설계 주요 업무 : Power system

플랜트 전기설계 하는 일
출처 : University Newcastle

전기설계의 꽃, 바로 Power system 입니다. 전력 계통을 구성하는 일입니다. 공장에 들어가는 전기 부하를 검토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수전을 어떻게 받을 것인지 고객과 상의하는 업무까지 모두 수행하게 됩니다. Power system을 맡았다면, 전기 엔지니어로서 핵심적인 업무를 맡았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① Single Line Diagram (단선도)

전기 엔지니어라면 누구나 들어보았을 문서, Single Line Diagram(단선도)입니다. 공장의 Power System을 한 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그려 놓은 문서입니다.

설계 시작 단계의 단선도는 심플합니다. 수전을 몇 회선으로 받을지, 전력 모선은 어떻게 구성할 지, 배전은 어떻게 할 지 이 정도의 정보만 나타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기 기자재의 사양이 정확하기 결정되기 전이기 때문입니다. 이후에 단선도에 들어가는 정보들을 구체화 하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설계 업무가 그렇습니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고객으로부터 제공되는 정보가 정확하지도 않고, 많지도 않기 때문에 비교적 두루뭉술한 성과물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점점 고객의 니즈가 정확해지고, 정보의 정확도도 높아지면서 초기의 성과물이 점점 Develop 되는 것이죠.

계통의 윤곽이 결정되면, 고장 전류 계산과 조류 해석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계통을 구성합니다.

② Load List & Load Summary

전기 기자재의 사양을 결정하기 위해 가장 먼저 수행해야 하는 것이 바로 Load List와 Load Summary 작성입니다.

Load List는 말 그대로 전기를 사용하는 부하(Load)를 보기 좋게 List-up 한 것이고, Load Summary는 부하가 사용하는 전기 용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합산해서 보여주는 성과물입니다. 특히 Load Summary는 변압기 단위 용량과 수량을 결정하는 데 바탕이 되는 도서입니다.

설계를 잘 하려면 Load List를 꼼꼼하게 작성 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Load List에는 부하의 이름, 부하의 Number, 전기 용량 등 전기를 받는 부하와 관련된 모든 정보들이 포함됩니다. Load List가 모든 전기 설계 성과물의 Input 정보인 것입니다. 즉, Input인 Load List가 변경되면 Output인 성과물 중 어느 부분이 반드시 변경되게 됩니다.

전기설계 업무는 변경과의 싸움입니다. 설계 업무 중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수행하게 되므로, 선행 정보의 변경 상황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말은 쉽게 하지만, 이 변경 사항 때문에 문제 생기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러려니 하시고 멘탈 잘 챙기세요.

③ Electrical Room Layout

변압기, 수배전반과 같이 주요 전기 기자재의 사양이 결정되면 Electrical Room Layout (Electrical Equipment Layout)을 작성하게 됩니다. 전기실 배치도 입니다. 초기에 전기실 배치와 필요 면적이 어느 정도 나와야 건축 설계에 전기실 용도로 면적을 잡아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④ Main Cable Route Plan

전기실의 수배전반부터 부하가 있는 곳까지는 케이블로 연결되게 됩니다. 하지만 케이블이 한 가닥만 가는 것은 아니겠죠. 수 많은 케이블이 전기실부터 부하가 있는 Local까지 가게 됩니다. 이 많은 케이블들이 물리적인 손상을 입지 않고 Local까지 무사히 갈 수 있게 해 주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바로 케이블 트레이(기중), 케이블 트렌치(지중) 입니다.

Main Cable Route Plan은 주요 Cable이 어떤 경로로 깔리게 되는지 보여주는 도서입니다. 다시 말하면, Main Cable Route Plan은 케이블 트레이와 트렌치가 어떤 루트로 가는지 보여주는 도서이기도 합니다.

이 도서를 만들 땐 다른 공종과의 협업도 중요합니다. 서로 사용하려는 루트가 겹치면 간섭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공종끼리 협의해서 간섭 사항은 풀고 성과물을 내는 게 좋습니다. 공사하다가 간섭이 발생하면 공사하는 사람도, 이렇게 설계를 한 사람도 난감하기 때문입니다. 사소한 간섭은 필드에서 공사하면서 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설계에서 풀어줘야 합니다. 그 땐 해결 할 시간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설계 단계 때 충분히 검토 하시기 바랍니다.

⑤ Power Plan (with Cable Schedule)

Main Cable Route Plan이 케이블 트레이, 혹은 트렌치에 태워진 케이블의 경로를 보여주는 도서였다면, Power Plan은 실제 부하까지 케이블이 어떻게 루팅되는지 보여주는 도서입니다.

일정 지점까지는 여러 부하를 위한 여러 가닥의 케이블이 트레이를 타고 함께 왔다가, 부하가 있는 곳에서 케이블이 각각 분기 될 것입니다. 해당 트레이에서 실제 부하까지 케이블이 어떻게 가야 하는지도 도서로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간섭물, 지장물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Main Cable Route Plan과 Power Plan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Cable Schedule이라는 도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Cable Schedule은 Cable List라고도 불리는데, 공장에 설치되는 모든 Cable을 List-up 해 둔 도서입니다. 이게 없으면 케이블이 실리는 트레이의 크기나 단수를 결정할 수 없습니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정확한 Cable List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공장의 규모를 보고 모자라지 않게 트레이 크기나 단수를 대략적으로 고려 해 둡니다. 이후 필요시에 트레이 크기를 줄이거나 단수를 줄이는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그 외 System

Power System 외에도 전기 설계에서 수행해야 하는 다양한 System이 있습니다. 간략하게 소개 해 보겠습니다.

① Earthing (Grounding) & Lightning System

접지 시스템입니다. 전기 도서 중에 가장 먼저 나가야 하는 도서입니다. 왜냐하면 접지와 관련된 공사가 가장 먼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접지와 관련된 아이템은 주로 땅 속에 묻히기 때문에, 건물이 세워지기 전에 먼저 공사를 해야 합니다. 공사가 이루어지는 순서대로 도서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접지 시스템을 전기설계 Junior 엔지니어에게 많이 시키는 편인데, 사실 접지 시스템이 공부하면 할 수록 가장 어렵고 이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접지 시스템을 처음 맡게 되었을 때, 이해가 어려운 게 당연하니 당황하지 마세요.

② Fire Alarm System

화재 감지 & 알람 시스템입니다. 불이 났을 때 감지기가 동작하고, 화재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기적 신호를 이용해 조치하는 모든 시스템을 통칭합니다.

불이 나면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알람이 울고, 비상 방송이 동작합니다. 비상 조명도 켜지게 되겠죠. 그리고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해 방화 구획이 구성되어야 합니다. 즉, 방화 셔터를 닫히게 해 줍니다. 이게 모두 전기적인 신호로 이루어져야 하므로, 전기설계에서 시스템 구성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③ Lighting System (& Receptacle)

보통 건축전기설계 분야에서 이 시스템을 가장 많이 챙길 것 같습니다. 전등과 콘센트 관련 회로를 어떻게 구성할 지 나타내는 시스템입니다. 이것도 Junior 단계에서 많이 하게 됩니다.

먼저 전등과 콘센트를 적당한 곳에 배치합니다. 그리고 조명 스위치를 적당한 곳에 놓아서 조명을 제어할 수 있도록 회로를 구성합니다. 각각의 회로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차단할 수 있도록 차단기를 구성하고, 판넬을 설계하는 것까지 수행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Electrical Heat Tracing, Cathodic Protection System, Heat & Smoke Ventilation System, Public Address System, CCTV System 등 전기설계에서 챙겨야 할 다양한 System이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전기가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다 보니, 수행해야 할 업무 범위가 굉장히 넓습니다.


결론

요즘 설계회사의 추세는 자동화입니다. 설계 업무는 결국 변경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변경된 부분을 파악해서 얼마나 빨리 성과물에 적용하느냐가 중요한 업무 역량이 되었습니다. 변경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이 변경 되었을 때 성과물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파악한 후 이를 자동으로 변경 해 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이걸 요즘 설계 자동화라고 부르더라고요.

허나 현재 실무에 적용된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기 설계 엔지니어들이 조금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

클릭 후 더 보기클릭 후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5









이 지면은 본문이 생략된
화면입니다.

Leave a Comment